8月 아버지의 아버지를 보내는 날 아버지의 아들은 울음을 참는다. 아버지는 울음도 말라 무덤덤히 앉아 드문드문 찾아오는 손님을 맞는다. 날씨도 흐려 무덥지 않다고 바람도 적당해 가시는 길 힘들지는 않겠다고 선산에 걸터 앉아 말을 나눈다. 치토요, 치토요, 치토요 흙이불을 세 번 덮어드리고 에헤라디여- 지관의 노래에 땅을 밟는 아버지는 눈물을 훔친다. 할아버지는 어머니를 여름에 보내고 당신도 여름에 가셨다. 하늘도 축 처져 구름이 땅에 닿을 듯한 슬픈 여름이다. 2017년 8월 13일자작시, 8月
지친 하루 일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침대에 지친 나를 누인다누구 하나 고생했다는 말건네는 사람이 없어속으로만 감춘 위로의 인사나는 그 잠깐 사이에한없이 깊은 잠에 빠져든다 나는 무엇을 바라 사는가이리 흔들리고 저리 치여무던히도 닳고 닳아 왔건만깨진 내 마음의 창에다시 깊숙이 베어들고야 만다익숙해질 만도 할 터인데무감각에 무감각해져버린 나 다시 침대에 걸터 앉는다심연의 우울에서 벗어나고자나는 두 번 세 번 곱게 원두를 간다정성들여 커피를 내리고 난다시 침대에 몸을 누인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밝은 햇살이 나를 반길 거라고 밖은 여전히 어둠이었다나는 오늘도 도돌이표ça va?comme ci comme ça 2016. 11. 24. 자작시, , 이용택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아침에 자리를 정리하면커피를 한 잔 마신다두 봉지의 인스턴트 원두 커피뜨거운 물 약간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콜롬비아 방랑객이 되었다 나는 노래를 하고 있었다서툰 목소리로 한 음 한 음정성들여 부른 노래타인은 할 수 없는 위로를스스로 하는 까닭이다 계단을 오르다 고개를 들어파란 하늘을 본다나는 그 바람같은 하늘에도조그마한 행복을 찾는다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어쩌면 감사한 일일 테니 느닷없는 메시지에도반가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한 잔 두 잔 술을 기울이면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두런두런 나누면 어느덧 자정돌아가야지 돌아가야지 하는그 순간마저도 나는사무치게 행복하다 2016. 11. 19자작시, , 이용택
어느 날, 갑자기, 가을 곧게 난 계단을 따라타박타박 걸어오르니 그곳엔파아란 찬연한 바다가 문득내게 안겼습니다 구름이 동동 떠있는 바다에한 걸음 내딛어 보니아차, 이건 파도였구나스르르 내게 안깁니다 가만히 바다를 품에 안고눈을 감으면, 바람에 몸을 맡기면나는 낙엽에 걸린 나뭇가지인 양이리저리로 휩쓸리고 말겠지요 이글거리던 사랑도 잊혀간다지만작별 인사가 이리도 쉬운 건지요갑자기 찾아온 헤어짐에 무참하게버려지고 말았군요 나는 뜨겁게 피어오른 우리의 사랑을 뒤로한 채당신은 나를 떠나고 푸른 바다만이숨결은 차지만서도 이내 따뜻한 손길로나를 살며시 끌어 안습니다 타오르던 어제는 남겨두고어느 날, 갑자기, 가을 2016. 08. 27.자작시, , 이용택
막내에서 막내로 누구나 한 번은 막내였다. 우리가 세상의 빛을 처음 보았을 때에도 우리는 막내였다. 인생의 긴 여정에 막 올라탄 우리는 우리의 선배의 보살핌 아래 한 살 두 살 나이를 먹고 시나브로 선배가 되어 있었다. 그렇게 다시 막내였다. 엄마 손을 잡고 처음 학교에 갈 때에도 처음 교복을 입은 그 때에도 교복을 벗고 발을 내딛은 푸른 봄에도 우리는 늘 막내였다. 우리는 선배이자 막내였다. 느리지만 분명히 굴러가는 삶의 바퀴에서 우리는 다시 막내가 되었다. 수많은 막내로 변태해온 우리는 커다란 장벽을 맞닥뜨릴지도 모른다. 허나 언젠가 모두 변태하기 마련이다. 인내하자, 고통의 영겁이 기다릴지라도 우리는 이윽고 날개를 펼 것이다. 그러니 웃으며 가자 막내에서 막내로 2016. 07. 28 자작시, 막내..
미덕의 정원 잡초 하나를 뽑아도 그 아픔을 헤아리고 개미 한 마리를 보아도 그 삶을 생각하는 당신, 당신의 우주에는 깊고도 밝은 보석이 빛납니다. 그 보석은 한없이 맑디맑아 투명한 호수를 베어내고 있습니다. 우두커니 서서 당신을 바라보면 당신은 언제나 꽃을 심고 있었습니다. 당신의 마음의 정원은 늘 봄이었지요. 섬초롱, 은방울, 참나리, 현호색...... 당신은 고운 손길로 정원을 가꾸었을 테지요. 당신의 꽃이 꽃을 피우면 당신은 언제나 한아름씩 꽃을 나누었습니다. 웃고 있는 나, 울고 있는 너, 지친 그, 숨어버린 그녀, 결국 우리...... 그 꽃은, 또 우리의 정원에 뿌리를 내려 움을 틔우고 잎을 펼치고 꽃을 피울 테지요. 나는, 우리는 손을 맞잡고 나아갈 것입니다. 스스로의, 서로의 미덕의 정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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