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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다./시.

[자작시] 지친 하루

bonjourmint 2016. 11. 24. 12:40



지친 하루



일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

침대에 지친 나를 누인다

누구 하나 고생했다는 말

건네는 사람이 없어

속으로만 감춘 위로의 인사

나는 그 잠깐 사이에

한없이 깊은 잠에 빠져든다


나는 무엇을 바라 사는가

이리 흔들리고 저리 치여

무던히도 닳고 닳아 왔건만

깨진 내 마음의 창에

다시 깊숙이 베어들고야 만다

익숙해질 만도 할 터인데

무감각에 무감각해져버린 나


다시 침대에 걸터 앉는다

심연의 우울에서 벗어나고자

나는 두 번 세 번 곱게 원두를 간다

정성들여 커피를 내리고 난

다시 침대에 몸을 누인다

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

밝은 햇살이 나를 반길 거라고


밖은 여전히 어둠이었다

나는 오늘도 도돌이표

ça va?

comme ci comme ça



2016. 11. 24.

자작시, <지친 하루>, 이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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