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습하지는 않지만 물기 어린 공기의 냄새를 좋아한다. 비가 내리고 촉촉이 젖어 저마다의 싱그러움을 내뿜는 그 느낌이 나는 좋다. 모든 것에는 그만의 냄새가 있다. 불린 쌀로 정성 들여 뜸을 들인 밥 짓는 냄새, 파도처럼 밀려드는 시원한 바다 냄새, 은은히 방 안에 퍼지는 작약 냄새, 그리고 그의 옆에 있으면 문득 다가오는 그의 냄새……. 하물며 내가 쓰는 물건들에도 내 손때 묻은 냄새가 날 터이다. 비가 오면 후각이 예민해지는 것인지, 비가 오는 날이면 그 특유의 냄새들이 나에게 물밀듯이 떠밀려 온다. 물을 머금은 공기를 타고 오는 것일까, 비가 오면 나는 저마다의 향에 취한다. 봄은 그렇게 찾아왔다. 봄은,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봄은, 비와 함께 왔다. 시원한 밤공기도 같이. 어느덧 익숙해진 텁텁..
지친 하루 일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와침대에 지친 나를 누인다누구 하나 고생했다는 말건네는 사람이 없어속으로만 감춘 위로의 인사나는 그 잠깐 사이에한없이 깊은 잠에 빠져든다 나는 무엇을 바라 사는가이리 흔들리고 저리 치여무던히도 닳고 닳아 왔건만깨진 내 마음의 창에다시 깊숙이 베어들고야 만다익숙해질 만도 할 터인데무감각에 무감각해져버린 나 다시 침대에 걸터 앉는다심연의 우울에서 벗어나고자나는 두 번 세 번 곱게 원두를 간다정성들여 커피를 내리고 난다시 침대에 몸을 누인다이 깊은 잠에서 깨어나면밝은 햇살이 나를 반길 거라고 밖은 여전히 어둠이었다나는 오늘도 도돌이표ça va?comme ci comme ça 2016. 11. 24. 자작시, , 이용택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아침에 자리를 정리하면커피를 한 잔 마신다두 봉지의 인스턴트 원두 커피뜨거운 물 약간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콜롬비아 방랑객이 되었다 나는 노래를 하고 있었다서툰 목소리로 한 음 한 음정성들여 부른 노래타인은 할 수 없는 위로를스스로 하는 까닭이다 계단을 오르다 고개를 들어파란 하늘을 본다나는 그 바람같은 하늘에도조그마한 행복을 찾는다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어쩌면 감사한 일일 테니 느닷없는 메시지에도반가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한 잔 두 잔 술을 기울이면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두런두런 나누면 어느덧 자정돌아가야지 돌아가야지 하는그 순간마저도 나는사무치게 행복하다 2016. 11. 19자작시, , 이용택
구보씨의 진정한 행복을 기원합니다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학과이용택 * 핵심어: 행복, 고독, 고뇌 1. 서론 박태원의 소설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은 가난한 소설가인 구보가 하루에 걸쳐 산책을 하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인 구보는 그만의 행복을 찾기 위한 목적으로 산책에 나섰다. 그렇다면 구보는 왜 행복을 찾는가. 그 이유는 구보가 고독하기 때문이다. 구보는 고독을 강하게 느낀다. 그는 다른 사람과 함께 산책을 하지 않는다. 물론 그가 산책을 하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기는 한다. 그러나 그 인물들이 그의 외로움을 채워주지는 못한다. 그렇다면 그의 고독의 근원은 어디에 있는가. 그의 고독의 근원은 그가 지식인이라는 점에 있다. 그는 지식인이다. 이는 구보의 지식이 소설가라는 점에서와, “고등학..
어느 날, 갑자기, 가을 곧게 난 계단을 따라타박타박 걸어오르니 그곳엔파아란 찬연한 바다가 문득내게 안겼습니다 구름이 동동 떠있는 바다에한 걸음 내딛어 보니아차, 이건 파도였구나스르르 내게 안깁니다 가만히 바다를 품에 안고눈을 감으면, 바람에 몸을 맡기면나는 낙엽에 걸린 나뭇가지인 양이리저리로 휩쓸리고 말겠지요 이글거리던 사랑도 잊혀간다지만작별 인사가 이리도 쉬운 건지요갑자기 찾아온 헤어짐에 무참하게버려지고 말았군요 나는 뜨겁게 피어오른 우리의 사랑을 뒤로한 채당신은 나를 떠나고 푸른 바다만이숨결은 차지만서도 이내 따뜻한 손길로나를 살며시 끌어 안습니다 타오르던 어제는 남겨두고어느 날, 갑자기, 가을 2016. 08. 27.자작시, , 이용택
Hi. 노란 동그라미에 바둑알 두개, 포춘쿠키 하나. 오리가 나 대신 말을 한다. 저 오리인지 병아리인지 하여간에 신기하게 생긴 새가 말을 하다니. 참 세상에는 놀라운 일도 많다. 분명 저 조동아리에서는 꽤액 하고 짐승의 소리가 나와야 하는데 사람의 말을 하고 있다. 요즘 더워서 내가 헛 것이 들리나. 그런데 내 귀가 잘못된 것 같지는 않다. 아까까지만 해도 LG 트윈스가 6연승을 하는 걸 내 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말이다. 아, 중계는 못 들었나. 하여튼 간에 내가 지금 타자를 치고 있는 소리가 들리는 걸 보니 귀를 완전히 먹은 건 아닌듯 하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그렇지 내가 귀를 먹을 사람은 아니다. 말하는 오리라니. 당장이라도 '세상에 이런일이'나 '동물농장'에 제보를 하고 싶지만 다른 사람들은 ..
덥다. 밖은 더워도 너무 덥다. 안에 있어도 덥다. 따가운 햇볕은 얼마나 뾰족한지 바늘로 나를 콕콕 찌르는 것 같다. 어제, 그제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6도란다. 처음에 듣고 체온인 줄 알았다. 이렇게 더운 날은 하루로 충분한데 일주일이 넘게 사람을 고생시킨다. 사람들만 고생일까 동물들도 고생하겠지. 밖에 나가기가 싫다. 아니 움직이기 싫다. 그저 침대에 누워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면서 책이라도 읽고 싶다. 문을 열고 밖으로 나오면 반겨주는 그 뜨거운 입김이 싫다. 사람을 이렇게 짜증나게 만들 수 있는 것도 참 재주다. 이런 재주를 가지지 말고 다른 좀 유용한 재주를 가졌다면 이 찜통은 뭐라도 됐을 것이다. 어떻게든 세상을 바꿨으리라. 오늘 아침은 만둣국이었다. 만둣국에 들어가는 만두는 냉동만두일..
7년의 밤, 정유정, 은행나무, 2011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하여 - 「7년의 밤」- '현수'와 '영제', 두 인물의 "장벽"을 비교하다. - 요즈음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배우를 꼽으라고 하면 송중기, 강동원, 김수현과 같은 '꽃미남'형 배우들도 꼽히지만 조진웅, 류승룡, 마동석과 같은 '아재파탈'형 배우들도 손에 꼽힌다. 2016년 초를 강타한 드라마 의 주인공인 조진웅은 의 히트로 더욱 큰 인기를 얻으면서 텔레비전과 스크린을 오가며 멋진 활약을 펼치고 있다. 최근 인기리에 방영중인 드라마 의 주연 마동석도 마찬가지이다. 1000만 영화 에 카메오로 출연하여 어마어마한 존재감을 나타냈지만 이렇다 할 대표작이 없던 그였으나, 얼마 전 개봉한 의 성공으로 그도 이제 '믿고 보는 배우'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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