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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아침에 자리를 정리하면

커피를 한 잔 마신다

두 봉지의 인스턴트 원두 커피

뜨거운 물 약간

그 찰나의 순간에 나는

콜롬비아 방랑객이 되었다


나는 노래를 하고 있었다

서툰 목소리로 한 음 한 음

정성들여 부른 노래

타인은 할 수 없는 위로를

스스로 하는 까닭이다


계단을 오르다 고개를 들어

파란 하늘을 본다

나는 그 바람같은 하늘에도

조그마한 행복을 찾는다

살아 숨쉬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감사한 일일 테니


느닷없는 메시지에도

반가워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한 잔 두 잔 술을 기울이면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

두런두런 나누면 어느덧 자정

돌아가야지 돌아가야지 하는

그 순간마저도 나는

사무치게 행복하다




2016. 11. 19

자작시,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 이용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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